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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제1공병중대의 현리 난동사건'65년 2월 5일


사진은 월남 정글속에서 해병 공병중대원들 

 

주월한국군사원조단으로 창설된 비둘기부대(건설공병단)는 각 부대에서 실시한 기본교육 외에 경기도 가평군 현리에서

현지(월남)작전을 가상한 약 2주 간의 종합야외훈련을 받았다. 그런데 그 야외훈련이종료된 날 부대본부에서는 부대장 조문환(曺文煥) 준장의 특별한 배려로 육군과 해병공병중대의소대장급 이상 장교 전원이 참석한 회식(불고기 파티)시간을 가졌는데, 그 파티 석상에서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났었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즉 회식이 거의 끝나갈무렵 거나하게 취한 해병제1공병중대장 박동규 소령(해간12기)이 훈련기간 중 165명의중대원 전원이 단 한 사람의 이탈자(도망자)나 낙오자도 발생하지 않은 것을 흐뭇하게생각하며 조문환 준장에게 우리 해병들의 사기는 그야말로 200%지 뭡니까 라고 하자 조 장군은 아 100%가 상한선인데 어떻게 200%가 될 수 있겠나. 내가 보기에는80%야라고 했고, 조 장군의 그 말에 박 소령은 전원 지원자들로서 훈련을잘 받은 것이 100%이고, 도망자가 한 사람도 발생하지 않은 것이 100%니 합계가 200%가아니고 무엇입니까라고 말한 다음 소대장들로 하여금 자기 주장을 뒷받침시키려는듯이

1소대장 어떻게 생각해? 2소대장, 3소대장 어떻게 생각해?하고차례로 묻자 1소대장 김창숙 중위(해간 29기)와 2소대장 박용진 중위(해간 32기)는우렁찬 목소리로 중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하고 동조를 했으나 3소대장김정호 소위(해간 33기)만은 조문환 부대장의 편을 들어 조문환 장군님 말씀이맞습니다하고 대꾸를 하자 그 말에 비위가 거슬린 박 소령은 뭐라구?하고

일갈하기가 무섭게 자기 앞에 높여 있는 불고기판이 놓여 있는 술상을 확 뒤엎어버림으로써 고조되고 있던 여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그 때 시각이 밤10시 40분경이었다.그러나 다음 순간, 자기가 부린 성질을 의식했던 박 소령은 속죄를하듯 취한 상태에서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고 있는 조문환 부대장을 그의 숙소(트레일러하우스)로 업고 가서 야전침대에 누인 다음 전령처럼 신발을 벗겨 드리고 산 위에있는 병사(보로크 막사)로 돌아가는 참이었는데, 도중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부딛힌 누군가로부터 눈에 불이 번쩍 나도록 안면을 가격당해 그 자리에 나동그러지고 말았는데,결국 그것이 화근이 되어 숙소로 돌아왔던 박 소령은 코피를 닦은 손수건을 선임장교에게건네 주며 알아서 해!라고 했고, 그 말을 들은 선임장교 허 장 대위(해간

28기)는 중대원들에게 피묻은 그 손수건을 들어 보이며 흥분된 말투로 &중대장님이맞았다하고 소리치자 일시에 감정이 기폭(起爆)된 대원들은 각자의 소총에대검을 꽂기가 무섭게 산 밑에 위치한 부대본부로 우루루 뛰어 내려가(15개 육군공병중대의막사는 산중턱에 위치) 닥치는 대로 치고 받으며, 기물을 파손하고 서류를 꺼내 불을지르고 자동차의 타이어에 펑크를 내는 등 부대본부 건물을 삽시간에 난장판으로화하게 했고, 겁에 질린 부대본부의 육군병사들은 혼비백산 달아나기도 했고, 일부대원들은 해병대 장교들의 등 뒤에 숨어 위기를 모면하기도 헀다.

 

한편 그러한 사태가 발생하자 현장에는 헤드라이트를 투사한 6사단 헌병대차가 출동을 했고, 관계기관에서는 즉각 상부에 보고를 함에 따라 해병공병중대의 난동(반란이란 말도 나돌았다고 함) 진압을 위해 1개 대대의 공수부대가 투입된다는 소문이 전해져한바탕 화끈하게 뗑깡을 부린 공병중대 대원들은 당직사관 박용진 중위의 지휘 하에막사로 돌아와 돌덩이를 주워 모아 육박전에 대비하는 등 일전을 불사할 태세를 갖추었다.

그러나천만 다행이도 사태는 그 이상 확대되지도 않았고, 악화되지도 않았다. 극적인 수습이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결과는 소대장들이 깨워 잠자리에서 일어난 박동규소령이 급히 취침중인 조문환 부대장을 깨워 보고를 하자 소스라치게 놀란 조 장군이긴급참모회의를 소집하여 날이 밝기 전까지 부대본부 사무실의 깨어진 유리창과 펑크난 자동차의 타이어를 갈아 끼우게 하는 등 긴급 원상복구명령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총검을 꽂고 치고 받았는데도 3명의 경상자(육군사병)가 발생했을 뿐 희생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 만약 사태가 더 악화되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필시 비둘기부대의 파월에 차질이 빚어짐으로써 국제적인 망신을 면치 못했을 것이고, 지휘관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도 있었을 것이다.

그 다음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진다.

즉 그 이튿날 아침 눈두덩에 생겨난 피멍을 가리기 위해 검은 색안경을 낀 박동규 중대장은 원대에 복귀하기 위해 중대원들을 정열시켜 조문환 준장에게 출발신고를 하고 가평역으로 향했는데 신고를 받은 후 조문환 부대장은 박동규 소령에게

"간밤에 있었던 일은 없었던 일로 하자"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열차가 청량리역에 도착했을 때 공병중대 장병들은 역 구내에 출영나온 공정식 사령관을 비롯한 10여 명의 사령부 국감실장과 합참에서 나온 장령급 장교(육군)들로부터 뜨거운 환영과 격려를 받았는데 그때까지 사령부에는 그 사태에 대한 보고가 되지 않은 듯해서 박 소령은 악수를 청하는 분들에게 훈련 중 눈을 좀 다쳐서…하며 썬그라스를 낀 이유를 설명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그러나 포항에 도착하여 사단장실로 불려간 박동규 소령은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고 묻는 사단장(강기천 소장)에게 이실직고하고 용서를 빌 수밖에 없었으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사단장은 혹 "조 장군과 사이가 나빠서 그랬던 것이 아니가"고 물어본 다음 박 소령이 그래서가 아니라고 하자 직접 합참의장(김종오 대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병중대가 사단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한 다음 중대장에게 물어 봤더니 우발적인 사고지 두 사람이 사이가 나빠서 그런 건 아니라고 하는군요…"라고 말하고는 박 소령에게 수화기를 바꿔 직접 확인시킴으로써 그것으로 무마가 되어 아무런 문책도 따르지 않았다.

 

그 현리 난동사건은 다음과 같은 아쉬운 교훈을 남기고 있다.

즉 만약에 박 소령이 술상을 뒤엎지 않았던들, 조문환 장군의 부관 정동호(鄭東鎬) 소위(후일 노태우 대통령의 경호실장 역임)가 박소령에게 일격을 가하지 않았던들, 그리고 박 소령이 코피 묻은 손수건을 선임장교에게 건네 주며 알아서 해라고 말하지 않았던들, 그런 말을 들은 허 장 대위가 자기 감정을 억제하거나 자제를 했던들 그러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곧 그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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