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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당시 기사와 사진입니다.

"필승! 하사 이지애 외 9명은 2003년 10월 15일 하사로 임관을 명(命) 받았습니다.

" 15일 오후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 승파관(勝波館)에는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귀신 잡는 여성 부사관 해병'이 처음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하사로 임관한 이들은 李하사 등 10명. 이들은 2백73명의 남자 동기생들과 똑같이 14주간의 '지옥훈련'을 견뎌냈다.

구릿빛으로 변한 이들의 얼굴에는 자신감과 긍지가 넘쳐 흘렀다.

앳된 모습의 20대 초반 여성들이 어렵고 힘든 고비를 수없이 넘긴 끝에 늠름한 해병대의 초급 간부로 변신한 것이다.

강인한 해병으로 다시 태어난 이들이지만 임관식에 참석한 가족들을 보는 순간에는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필승! 힘들지 않았습니다.

" 경례와 함께 부모님의 물음에 씩씩하게 대답하던 정미선(24)하사의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다.

그는 "각개전투 때 팔꿈치가 모두 벗겨져 무척 고생했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며 "훈련 중 남몰래 울기도 했지만 무사히 교육을 마쳐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하사의 '고백'처럼 이들 10명은 모두 하사 계급장을 달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쳤다.

첫 관문부터 그랬다.

최초 경쟁률이 무려 22대1이었던 것. 필기시험과 체력검사 등 까다로운 시험을 거치며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했다.

합격은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지옥 훈련'이 이어졌다.

지난 7월 14일 입소식과 함께 시작된 훈련은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군사 기초교육을 시작으로 사격술.각개전투.대(對) 전차화기.유격.전투수영 등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힘든 교육이 계속됐다.

오전 6시에 기상해 오후 10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훈련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물에 제대로 뜨지도 못했던 이들은 '호랑이 교관'의 고함에 수영선수로 변해갔다.

남자 후보생들도 힘들다는 유격 외에 상륙.기습침투용 고무보트(IBS)를 머리에 얹고 뛰는 고된 과정도 무사히 넘겼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여성 부사관 1기'는 이제 일선 배치를 앞두고 있다.

1백64㎝의 키에 단단한 몸매와 날카로운 눈길이 예사롭지 않은 박은영(23)하사는 헌병을 택했다.

대구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경찰 시험 공부를 하다 해병대로 발길을 돌렸다.

그는 "법을 집행하는 것이 사회나 군이나 다를 바 없지 않느냐는 생각에서 지원했다"며 "수사를 담당하는 헌병이 돼 해병대의 질서를 바로잡는 일에 몸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중학생 때부터 사격 선수였던 이진희(20)하사는 보병을 선택했다.

포항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해병대 입대를 준비해 왔다는 그는 고향인 경남 진해시에 내려가 해병대 발상지인 천자봉을 오르내리며 부사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李하사는 "군의 핵심은 보병 아니냐"면서 "운동으로 단련돼 어떤 일이든 못할 게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맹은영(21)하사는 해병대 2사단에서 주임 원사로 복무하는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입대했다.

맹하사는 "이제부터 아버지와 해병대 선후배 사이가 됐다"며 "아버지보다 훌륭한 군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제 5일간의 '꿈 같은 휴가'를 마친 뒤 근무지로 향하게 되는 이들 10명은 "어떠한 어려움도 의지만 있으면 극복할 수 있다.

용기를 내자"고 서로 격려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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