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까지 잡는다는 해병대의 모병 작업이 길거리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신성한 국방 의무를 지려는 젊은이들이 왜 이런 불편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대구방송 박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찬 공기를 맞으며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길가에 모여 있습니다.
이들은 다름 아닌 해병대 지원자들.
면접 장소가 구석진 곳에 있다보니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지원자가 속출합니다.
[해병대 지원자 : 원래 (면접하던) 병무청 있잖아요. 경상감영공원 앞에 있는 그곳에 갔다가 (아니라고 해서) 뛰어 왔어요.]
대학민국 최고의 부대를 자부하는 해병대, 이 해병대원을 뽑기 위한 면접 테스트는 다름아닌 길가에 메트리스를 깐 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벌어지는 체력 테스트는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닙니다.
이같은 해프닝은 그동안 병무청 건물에서 이뤄지던 해군과 해병대의 모병 작업이 병무청측이 더 이상 장소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해군은 결국 10여 평의 사무실로 옮기면서 웃지 못할 노상 면접이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병무청이 밝히고 있는 표면적인 이유는 이미지 훼손 때문.
[병무청 관계자 : (모병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병무청이라는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는 개연성이 다분히 있기 때문에 도려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육군 뿐 아니라 해군의 모병 업무까지 맡으려는 병무청과 업무를 내줄 수 없다는 해군의 대립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해병대사령부 관계자 : 병무청에서 확실하게 전 군에 있는 것(모병업무)을 다 맡아서 하나? 지금 그렇지도 못한 실정이라서 중간에 붕 떠버린 거죠. 방은 빼달라고 그러지, 그렇다고 업무를 다 병무청에서 해 주는 것도 아니고...]
밥그릇 싸움에 군 지원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는 건 아닌지 씁쓸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대구방송) 박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