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 중위(진) 해병대2사단 선봉여단
몇 해 전, 나는 축구를 하다가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고, 어쩔 수 없이 수술을 받아야 했다. 부상에 대한 아픔과 고통보다도 내가 그토록 바라던 해병대 장교의 길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나는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아픈 몸은 내가 짊어진 큰 짐과 같았고, 그로 인해 오는 좌절감은 어떠한 말로도 설명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 상황에 굴복하지 않았다. 해병대 장교가 꼭 되리라는 나의 집념이 나를 다시 일어서게 했고, 어떠한 장애물도 나를 막을 수 없었다. 나는 굳은 각오로 재활을 시작했고, 수술 전보다 더 건강한 상태로 돌아왔다.
십자인대 파열은 군 면제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토록 군인을 고집했던 이유는 나의 굳은 신념 속에 있다. 나의 삶에 있어서 최고의 가치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삶이라고 생각했고, 군인으로서 군복을 입고 국가를 지킨다는 사명감과 명예로움을 몸소 느끼고 싶었다.
교육훈련단에 입교한 그 순간부터 임관하는 날까지 쉬운 날은 없었다. 처음 훈련을 받던 날은 무릎이 깨질 정도의 고통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자랑스러운 내가 되기 위한 여정을 멈추지 않았고,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
천자봉을 정복하고 빨간 명찰을 수여 받던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그동안 고생했던 나의 피와 땀이 그렇게 오른쪽 가슴에 새겨졌다. 마음가짐의 중요성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모든 일은 처음부터 거창하고 화려하지 않다. 보이지 않는 작고 사소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나 또한 그랬다. ‘안되면 될 때까지’ 나는 이 표어를 보며 해병대 장교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속에 ‘할 수 있다’, ‘끝까지 가보자’라는 끈기와 용기의 마음가짐이 나를 이끌었다. 스스로 해병대 장교가 돼야 하는 이유를 계속해서 물었고, 원하는 미래로 나가도록 노력했다.
나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내 꿈을 포기할 수 없었고, 해병대 장교라는 ‘명예’를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어떠한 장애물과 어려움에도 굴복하지 않고 ‘도전’했다.
그렇게 나는 정신전력을 강화하고 국민과 소통하는 공보정훈장교가 됐다. 여기서 나는 멈추지 않는다. 새로운 꿈을 향해 더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안되면 될 때까지’ 도전하며 인생을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가끔씩 나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때 포기했더라면 지금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국방일보 병영의 창 2020.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