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은 없다.
귀신 잡는 사나이.
우리는 이들을 해병대라 부른다.
그들의 처음 그 순간. 진짜 사나이 해병대가 되기 위한 첫 걸음 해병대 교육훈련 24시가 시작된다. 조용하던 동네가 시끄러워졌다. 입영 날이면 늘 보는 풍경. 떨릴 만도 하다.
오늘은 귀신 잡는 해병대 신병 입소식이기 때문이다. “2년 동안 잘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올린다.
그 힘들다는 해병대. 잘 견딜 수 있을까? 연병장은 어느새 눈물바다가 되었다. 걱정 마시라는 듯 씩씩하게 걸어 들어오는 신병들. 그런데 이때. “빨리 뛰어라. 빨리 뛰어라! 동작 그만!” 동작 그만.
이 말은 곧 편한 길이 끝났다는 얘기. 드디어 시작이다. 정신 바짝 차리라는데 줄 맞추는 것만 벌써 30분 째. 신병들 갈 길이 멀다.
입소 후 첫 신고식이 시작되었다. 이제 머리카락과 함께 그동안의 나도 버려야 한다.
내일부터는 해병대원으로 다시 태어나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이 밝았다.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강하게, 귀신 잡는 사나이 해병이 되기 위해 6주간의 훈련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실탄 사격 훈련 시작일 뿐이다. 6주간의 훈련동안 병사들은 전투의 모든 것을 배우게 된다.
몇 주 전만해도 세상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지금 여기는 연막탄 연기에 눈도 뜨기 힘든 상황이다.
태극기 휘날리는 영화 속 주인공이라면 멋지게 폼이라도 잡을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훈련이 끝나면 몸은 물론 정신도 무장된다. 격투봉이라 불리는 봉으로 상대방을 밀어내는 경기. 대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훈련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외쳐는 보지만 말처럼 즐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100kg이 넘는 목봉 훈련을 받다보면 어느새 사나이 두 눈에 눈물까지 고인다. 예전 같으면 절대 참을 수 없던 고통도 이제는 어떻게든 견뎌내야 한다. 그렇게 6주간의 지옥훈련. 하루가 저물어 간다.
해병대 교육훈련단 극기주가 시작된다. 지옥훈련의 정점. 수많은 선배해병들이 눈물의 지옥주라고 불렀던 바로 그 훈련이다.
전시에 상륙작전을 펼쳐야 하는 해병대. IBS 상륙용 고무보트 훈련은 진짜 해병이 되기 위한 핵심훈련이다. 훈련은 늘 선착순으로 진행. 제일 늦게 들어오는 팀이 기합을 받아야한다.
꼴찌팀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 것. 추위와 싸우며 고통과 싸우는 이들은 세상과 싸워 낼 힘을 얻는다.
훈련을 끝내고 도착한 곳은 바로 목욕탕. 겨울바다 칼바람에 혹한의 추위보다 더 매서운 훈련에 꽁꽁 얼어버린 몸들. 겨우 한 숨 돌리게 됐다. 벌써 목욕 끝. 몸에 비누칠도 못 씻은 이 훈련병. 오늘도 한 소리 듣게 생겼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간을 엄수해야한다. 이것도 해병 훈련의 일부다.
밤 9시. 훈련병들이 바빠졌다. 매일 밤 순검이라 불리는 내무반 점검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각으로 시작해 각으로 끝나는 해병대 답게 모포 하나에도 각 제대로 살아있다. 한쪽에서는 수건 줄 세우기가 한창인데... 드디어 순검 시작. 서슬퍼런 소대장님. 사소한 문제하나 놓치지 않으신다.
결국 내무반 전체에 기합. 훈련단 생활 6주동안 가장 많이 떠올리는 것은 어머니. 훈련을 받으며 이들은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 귀중한 것들을 마음 속에 얻어간다. 단잠에 빠져있을 새벽 비상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극기주 비상훈련이 시작된 것이었다. 졸음과의 사투를 벌이며 다시 완전 무장. 연병장으로 집합하는 훈련병들. 극기주에는 잠을 줄이고 혹한의 추위와 싸움으로써 극한의 상황을 버티는 인내력과 체력을 길러야한다.
한겨울, 그리고 새벽. 외투를 겹겹이 껴입어도 추운 날씨다. 살을 에는 추위를 날려버리며 야간 목봉 훈련은 시작되었다. 악을 쓰고 이를 악물고 때로는 눈물까지 흘려가면서 이들은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는 법을 배우고 있다. 고된 훈련을 버틸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무엇인지도 여기 와서 배웠다. 어느새 철없던 젊은이들이 진짜 사나이가 다 되었다. 드디어 6주간의 훈련 마지막 관문이 시작됐다. 선배 해병대원들이 거쳐 갔던 행군. 완전무장을 하고 10시간동안 20km의 산행을 완주해야 한다.
이 천자봉 정상을 오르고 나면 해병대의 상징 빨간명찰을 받게 된다. 그렇게 결국 천자봉 정상에 도착했다. 빨간명찰과 함께 드디어 해병대원이라는 이름도 얻게 되었다. 드디어 6주 훈련의 마지막 수료식이 시작되었다. 42일의 극한훈련을 견뎌내고 드디어 가슴에 빨간명찰을 달은 훈련병들. 이제 대한민국 해병대 진짜 사나이가 된 것이다. 6주동안 땀과 눈물을 함께했던 동기들과의 이별. 가슴이 뜨거운 만큼 동기애도 뜨겁다. 이제 실무배치를 받은 자대로 이동한다. 이로써 6주간의 훈련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이제 지옥훈련의 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진짜 사나이가 되기 위한 진정한 싸움은 지금부터다.